제일모직, 의류-IT소재로 변신거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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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에서 의류를 거쳐 모니터 외장재와 반도체 소재까지. 제일모직의 변신은 국내 산업사의 변천과정을 그대로 닮았다. 경공업에서 출발해 중공업으로 무게중심을 옮 기더니 어느새 첨단산업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크게 세 번에 걸쳐 변화를 시도했다. 1954년 창업 이래 복지 생산에만 주력해오다가 77년에 여성 기성복 라보떼를 앞세워 의류사업에 진출했 다. 의류사업은 제일모직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힘입어 10년 이상 탄탄대로를 걸었지만 고도성장에 어울리 는 업종은 아니었다. 88년에 준공한 안양 화성연구소는 제일모직 사업고도화의 첫 신호탄이었다. 이듬해 전남 여천에 화성수지 (ABS·PS) 생산공장을 완공, 화학기업으로 발돋움했다. 94년에는 반도체 3대 핵심소재인 봉지재 재료를 생 산하는 EMC사업에 뛰어들었다. 정보통신소재 사업의 출발점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 회사가 시도한 변신이 항상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제일모직의 경영 성적표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작년 3/4분기까지 집계된 사업실적을 보면 정보통신소재는 매출액 285억원에 매출이익 82억원, 화학은 5520억원에 1175억원, 패션은 5166억원에 2528억원, 직물은 1 598억원에 435억원으로 모든 사업 부문이 최소 20~30% 이상의 매출이익을 올리는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로 제일모직은 복지사업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할 때 의류사업에 진출했고 의류가 성장 한계에 부딪쳤 을 때 화학을 등장시켰다. 고부가가 치사업에 대한 갈증은 정보통신소재 사업에서 찾았다. 특히 정보통신소재 사업의 경우 초기 개발제품을 삼성전자와 전기 SDI 등 관계사들에 안정적으로 공급한 데 힘입어 이른 시간 안에 사업을 정착시킬 수 있었다. 제일모직은 작년 한 해 동안 매출 1조7000억원에 경 상이익 9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돼 IMF 이후 3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