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고' 시름 석유화학사, 신사업 액셀 밟는다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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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고' 시름 석유화학사, 신사업 액셀 밟는다
국제유가 연중 최고치 기록...나프타 가격 추가 상승
중국 석유화학 수출 전년비 14.5%↓
석화업계, 첨단 소재 개발 등 신사업 전환 속도
석유화학 기업들이 고유가와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확대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있다.
[핀포인트뉴스 임해정 기자] 고유가와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확대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신사업 추진 동력 확보에 나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18일(현지시간) 연중 최고치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91.48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1센트(0.78%) 올랐다. WTI 가격은 지난 14일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상승세를 지속하며 이날 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지속과 중국 정부가 최근 일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가운데 지난주 발표된 소매 판매·산업생산 등 8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선방하면서 원유 공급 부족 우려를 더욱 키웠다.
국제 유가 급등은 오히려 석유화학 업계에 원료비 부담으로 작용했다. 석유화학 기업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나프타 가격은 지난 3개월간 33% 이상 뛴 반면, 에틸렌 가격은 13% 뛰는데 그쳤다. 8월 마지막 주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당 170달러를 안팎을 기록했다. 보통 300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을 만들면 이익을 남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나프타 가격 추가 상승은 석화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어 중국은 지난 1일 올해 세 번째로 발표한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1200만t(톤)으로 결정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상반기 1차 1899만톤, 2차 900만톤을 발표하면서 총 2799만톤의 수출량을 자국 회사에 할당했다. 올해 누적 수출쿼터는 3999만톤으로 지난해 3725만톤 대비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국이 수출 증대 및 경기 활성화 목적으로 쿼터를 늘린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추가 수출 쿼터 물량을 예상 대비 높게 할당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의 석유 수출 쿼터 물량이 확대됨에 따라 공급이 늘어나면 석유화학제품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중국 기업들이 석유화학 제품 생산 확대에 나서게 되면 중국의 저렴한 제품이 시장에 유입되고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에 뒤처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세계 석유화학제품의 최대 수요처다. 한국의 중국 수출 의존도는 지난해 22.8%에서 올해 1분기 19.5%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7월 중국에 수출된 우리나라 석유화학 제품은 10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줄었다. 석유화학 중국 수출액은 △2월 -29.5% △3월 -37.9% △4월 -23.3% △5월 -23.6% △6월 -21.4% 등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잇따른 겹악재로 난관에 부딪힌 석유화학 업체들은 고부가가치 품목 중심의 신사업을 다각도로 펼치며 글로벌 수출 활로 모색에 나섰다.
LG화학은 지분 매각과 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신사업을 육성하고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LG화학은 올해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사업을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렌우드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한 데 이어 전북 익산에 있는 양극재 설비·부지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첨단소재 부문 투자 금액은 5700억원으로 석유화학의 투자금액을 넘어섰다. 미국 양극재·새만금 전구체 공장 착공을 앞둔 만큼 이차 배터리에 방점을 둔 첨단소재 부문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에니(ENI) SM과 손잡고 충남 대산 사업장에 HVO(수소화 식물성 오일)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솔루션은 프로젝트 매각 및 설계·구매·시공(EPC)을 통한 발전 사업을 통해 올해 총 2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시장 중심의 태양광 사업 확장에도 나섰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미국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북미 최대 규모 태양광 생산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기존 1.7GW 규모 조지아주 달튼 공장 생산능력을 5.1GW로 늘리고, 인근 카더스빌에 3.3GW 규모 신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기업 가치를 올리기에 나섰다. 올 초 2조7000억원을 들여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했다.
국내 동박 생산능력 1위(지난해 기준)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매 분기 100~200억원 안팎의 영업익을 내고 있다. 여기에 향후 3년 간 10조원 규모의 설비 투자도 예정돼있다. 업계에서는 석유화학을 중심의 롯데케미칼의 경영 회복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 소재를 중심의 신사업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CNT(탄소나노튜브) 제품의 연구개발을 위해 전기차 소재 관련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현재 충남 아산에 연 120톤 규모의 CNT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수 율촌산단에서도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내년 증설이 완료되면 총 360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와 함께 전기차용 타이어 제품으로 주로 사용되는 고부가 합성고무인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 증설도 마무리하고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SSBR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6만3000톤에서 12만30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바인더용 라텍스도 개발해 상업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의 부동산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석유화학 업계의 추가적인 피해가 예상된다"며 "석유화학사들은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 악화된 석유화학 업황 난관을 타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핀포인트뉴스]
[원문 : https://www.pinpoin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7566]